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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2014 조경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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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2014 조경


요즘, 조경분야의 업계, 학계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참으로 무섭다. ‘구조조정이다.’, ‘일거리, 일자리가 없다’, ‘학생이 없다’. 1970년대 이후 그리고 수년 전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회자되던 조경업의 현실은 차라리 끔찍하다함이 옳다. 40년 전 조경은 황금 깃발을 날리며 태동했다. 대학의 조경학, 조경산업, 조경직제 등 관련 제도는 오늘날의 LH공사 등과 같은 명성(?)을 누렸던 ‘한국종합조경공사’까지도 설립하며 불과 2~3년에 걸친 짧은 시간에 단숨에 틀을 잡았다. 그렇게 시작해 달려온 시간이 이제 40년이고, 30여년의 황금기를 거치며 오늘의 조경분야 현실은 차가운 얼음장으로 변했다.

산업화시대에 풍미했던 한국조경 태동의 동력, 이제 다해

한 마디로 말해서, 한국조경 태동시의 강력한 동력이 이제 다했다고 함이 옳다. 이것은 지극히 근대 과학적 진리에 수렴된다. 산업화와 켤레 되어 발전한 근대과학의 기초는 로크, 흄, 데카르트 등의 철학자를 거쳐 뉴턴에 이르러 완성된 동력학 이론에 기반 한다. 동력학이란 처음에 움직이는 힘과 방향이 결정되면 그 물체가 움직이는 궤도는 처음엔 상승하다가 어느 지점을 지나면 역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는 원리다. 이른바 중력의 법칙이다. 어쩌면 한국조경은 1972년 이후 태동기에 국가 정책적으로 45도 각도로 힘차게 쏘아 올려 졌다가-언제였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역포물선의 정점(Climax)을 치고 이제 하향곡선을 그리며 내리 치닫고 있는 형국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충실하게 중력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함이 옳다. 뉴턴이 저 먼 곳에서 빙긋이 웃고 있을 수도 있다. 조경계의 번성과 쇠퇴 현상에도 역시 자기의 이론이 통한다고.

후회 없는 자기반성을 하자면, 그 정점에 이르기 전에 우리에겐 스스로 새로운 혁신 활동이 있어야 했다. 생태학에서 얘기하는 자기조직화, 그것도 직선을 그리며 내닫는 가역적 조직화가 아니라, 전혀 새롭고 안정적인 생태계로 다양하게 진화하는 비가역적 자기조직화의 길을 택해야 했다(한국생태복원기술학과 업의 분야는-조경이라는 이름을 출생 뿌리로 붙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어쩌면 우리 조경분야에서 비가역적 자기조직화를 기한 사례가 될 수도 있겠다). 자기조직화란 누군가에 의해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해 스스로 적응하여 변이-변형-변화를 거쳐 진화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조경의 원조국가인 미국에서 그러하였듯이, 산업화와 켤레 되어 태동된 한국조경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느린 듯 빠르게 다가온 동시대 지식창조사회 도래와 그것이 갖는 강력하고 다양한 환경변화의 흐름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파악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조경분야의 혼돈은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에 편성한 채 오직 과거 산업화시대에 전성기를 누린 스스로의 관성을 버리지 못하고, 안주하며, 움직여 온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연코 우리 스스로의 업보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더 답답한 점은 얼마나 더 내리막의 포물선을 그리며 추락할 것인지조차 모른다는 오늘의 현실에 있다.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의 개미 연구에 의하면 자기희생을 하며 열심히 집을 지은 개미들은 자기 집을 지키기 위해 더 치열하게 싸움을 한다고 한다. 그 분석에 따르면 우리 한국조경 분야 현실의 원인은 어쩌면 우리 조경 집을 스스로의 뼈가 부서지는 노력 없이 너무 쉽게 그냥 얻어서 불편 없이 사용한 데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비로서 깨달음을 주는 혼돈의 조경시대를 경험하며, 이제 우리 조경 0세대 선생님, 선배로부터 물려받은 조경 재산을 마침내 이제 조경 1세대(1973년 정규 조경학과 입학생 이후)인 우리 손으로 그 가치를 발전시키고 또 지속시켜야 할 때가 온 것으로 느낀다.

동시대 지식창조사회의 복잡성과학과 조경분야의 항로

20세기 산업문명의 시대를 넘어, 21세기 지식창조사회에 우리에게 보내온 새로운 과학의 구세주는 열역학의 법칙이다. 어떤 주변의 복잡한 환경에 우연-이것은 혁신 또는 창조랄 수 있다-이라는 돌팔매가 던져졌을 때 물체는 전혀 새롭고 다른 방향으로 확산되어 간다는 것, 바로 진화론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비가역적 자기조직화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동역학이 결코 넘보지 못했던 자연생태계의 진화를 가장 잘 설명하는 현대과학으로 오늘날 일리야 프리고진이 주장하는 ‘복잡성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또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화이트헤드(A. N, Whitehead)의 ‘사물의 본질은 공간이 아니라 변화의 과정’이라는 유기체철학의 이름으로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조경계의 구세주로 이 새로운 과학에 이제 렌즈를 들이대고 꼼꼼히 들여다보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할 때다. 무엇보다도 산업화사회는 환경에의 적응이 중요한 화두가 되었지만, 기술이 더 발전한 지식창조사회는 적응을 리드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우리 조경계에 근래에 걸쳐 진행된 상황만큼 복잡한 상황의 시간들이 있었던가? 지난 수년간 조경계 내‧외부로 혼잡의 소용돌이가 몰아쳐온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건축, 임업, 디자인, 도시 등 관련분야와의 밥그릇 싸움에 조경계는 울며불며 늘 뒤따라 뛰어 다녀야 했고, 급기야는 이제 분야 내에서도 같은 밥을 두고 내 밥그릇, 네 밥그릇 하며 다투는 형국이 출현한다. 복잡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한 칼에 아우를 수 없는 통제 불가능의 복잡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복잡한 형국을 낚기 위해서는 구중물만 일으키는 내 웅덩이를 뒤질게 아니라 또 다른 연못과 호수와 바다로 나아가는 다양한 길을 찾고 닦아야 한다. 뿐만이 아니다. 그 블루 오션에 이른다 치더라도 한 두 개의 낚시로 고기를 낚기에는 세상의 고기들이 너무 넓게 퍼져 있다. 떡밥을 던지고 낚싯대를 담구기보다는 이 세상에 떠돌고 있는 정체불명의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어쩌면 씨줄 날줄의 그물(Net)을 만들고 던져야 하는 새로운 지혜를 터득해야 할지도 모른다.

학회, 협회의 다변화와 협동화 등 새로운 전략 필요

이제 이 새로운 시대에 우리 조경가 모두가 눈을 뜨고 개미처럼 집단지능의 행동미학을 일으켜야 한다. 한 두 사람의 리더쉽에 기대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 21세기 조경계의 새로운 전략은 산업화시대를 풍미했던 ‘동역학’ 기반의 과학을 접고, 지식창조사회를 풍미하고 있는-복잡성 창출에 의해 동시대 복잡성에 적응해야 한다는- ‘복잡성과학’의 법칙을 새롭게 노정하여야 한다. 자생적, 또는 자발적 나아가 돌연변이적 출현이라는 우연을 통해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씨줄 날줄의 이 새로운 복잡성과 우연을 창출하기 위해 모두가 용기 있게 나서야 할 때고, 또 나서야 한다. 우리 조경분야의 전략 대상은 엄청 복잡하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식품축산부, 안전행정부, 산림청, 통일외교부 등이 그들이다. 나아가 중앙정부 산하 기관 및 지방정부로 내려가면 더 복잡하고 다양한 조직에서 국토환경디자인, 녹색거리사업 등 셀 수 없는 다양한 사업과 또 다른 이름으로 조경 관련 프로젝트가 전개된다. 근래엔 또 정원산업과 문화를 문화융성 차원에서 새롭게 출범시킨다는 국가정책도 제기되고 있고, 산림청에서는 정원 관련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개체수의 확보는 복잡한 생태계에서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우리 조경계는 지식창조사회에 새롭게 출현하는 이 복잡한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조경이라는 거대 덩치의 한 개체(예컨대, 한국조경학회)로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곳을 다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제3인류’라는 최근의 저서에서 소인화 즉, 작지만 다수에 의한 사회적 협동력이 있는 집단이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경분야도 조직은 작게, 분야는 더 다양하게 하되 사회적 협동을 강화하는 시스템 조성으로 그물을 짜고 던지는 일대 혁신을 기해야 한다. 고기가 언제, 또 얼마나 많이 그물에 걸릴 것인지는 우연이라는 네트워크의 과학만이 알 수 있다. 그것이 혁신이고, 창의이다. 창의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칭)한국정원문화학회, 한국산림조경학회 등 학회 창립 시급

최근에 정부의 강력한 문화융성정책 방향에 맞춰서 ‘한국정원문화협회’가 지난 12월 16일에 창립되었다. 발 빠른 (사)한국조경사회의 새로운 대응 전략은 이런 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와 함께 (가칭)한국정원문화학회를 시급하게 창립하여 문화체육관광부, 또는 산림청과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해야 한다. 조경이라는 거대 덩치의 한 개체(예컨대, 한국조경학회)로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곳을 다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이 시기를 놓치면 또 정원을 타 분야에 빼앗기고 조경분야의 자기조직화적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실패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더하여, (가칭)한국조경연합학회라는 한 지붕 아래 산림조경, 경관조경, 인공지반녹화조경, 농촌조경, 생태관광조경, 도시재생조경, LID조경, 기후변화조경 등과 관련한 학회도 누군가에 의해 창립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산업화시대의 자연극복과 개발의 패러다임을 넘어 기후변화 등 자연회복과 재생, 새로운 인문학과의 융합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동시대 지식창조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의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틀을 구축하고 개미처럼 활동해야 한다. 우리 조경가들이 국토와 도시를 새롭게 창조하고, 거기서 복지와 일거리를 연계시키는 새로운 정책을 형성 할 수 있는 힘은 그러한 다변화, 다양화에 의한 자기조직화에서 엮어져 나올 것이다.

학‧협회 창립에 용기있게 나서고, 손가락질 대신 격려와 참여 필요

그러나 오늘날 조경분야의 이러한 전략목표 성취를 통한 새로운 질서 구축은 과거 시대와 같이 ‘쟌 다르크’ 같은 한 영웅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자와 생물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인류의 미래는 지적 능력을 갖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협동 능력을 갖춘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로 진화해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개미가 인간(7만년의 진화 과정)보다도 훨씬 더 오랜 시간에 걸쳐(약 1억 3천만년) 성공적으로 진화를 해온 이면에는 지구환경에서 겉씨식물에서 속씨식물로의 변화라는 큰 환경의 변화에 잘 편성하였고 무엇보다도 협동이라는 사회성이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제 우리 조경가들 모두가 개미처럼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는 한편, 부지런히 활동하고 협동하여 진화하는 소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함께 조경분야를 망(Net)의 네트워크로 조직화해 가야 한다. 그렇게 나서지 않으면 빅뱅을 거친 태양이 작은 별 즉, 왜성으로 축소되면서 우주 공간에서 사라지듯이 우리 조경 전문분야는 더 축소되고 왜곡될 것이 틀림없다.

응답하라! 2014년 조경! : 모든 조경가가 관심을 가지고 용기 있게 나서야

그러니 그러한 새로운 전문분야를 나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조경가들은 의병처럼 조경분야를 위해 나설 것을 독력하자. 또 그렇게 해서 나서는 용기있는 조경가들에게 과거에서나 있음직했던 것처럼 학회나 협회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손가락질 대신에 이제 따뜻한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모두가 협동의 팔을 걷어 부치고 도와주자. 그분들이야 말로 앞으로 다양한 조경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들의 후학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분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조경이 산업화시대의 동력학에 근거한 근대조경의 틀을 넘어서 21세기 지식창조사회의 새로운 조경의 장을 열어 갈 혁신의 씨앗을 뿌리는 용기와 지혜가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환경 변화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는 생물체는 결국 자연 선택을 받지 못한다. 타고난 고유의 유전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환경 속에서 다양하게 선택 받을 수 있는 혁신적 적응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현대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등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지금 우리 조경가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이러한 사회변화의 큰 흐름이고 새로운 도전의 전략이다. 한국조경 태동의 40년이 지난 지금, 앞으로의 40년은 우리 한국조경 제 2세대들의 몫이다. 2014년부터 제로 베이스에서 한국조경을 새롭게 시작하자.

응답하라! 2014의 조경가들이여!

박재영
"자동차와 비행기로 물류운송을 하는 시대에 아직까지 마차운송을 고집하며 말을 키우고 있으니 위기가 오지않을래야 오지않을 수가 없다" 라고 말씀하시던 오휘영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현재 조경계는 교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지어준 집에 그냥 들어가서 살다보니 집을 짓기가 얼마나 힘이든것인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조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협심하고 새로운 진화의 길을 모색한다면, 우리가 뉴턴을 비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2013-12-11 오후 10:09:35  
조세환
굿!     2013-12-19 오후 12:13:23  
박대한
좋으신 글, 정독하며 끝까지 읽어봤습니다. 아직도 조경을 바라보는 다수의 인식이 산업화시대에 머물러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학회 창립에 대한 부분에서 격하게 공감하였습니다. 지난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도 녹색성장은 우리나라 국가전략의 핵심 패러다임으로 자리하고있습니다. 게다가 박근혜정부는 문화융성의시대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를 기회로 바라보고 우리 조경이 발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13-12-23 오후 5:40:32  
박대한
p.s 우리 연구실에서 하고 있는 일련의 일들이 지금 시대의 조경의 업역을 대변하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하루 빨리 우리의 넓혀진 시야만큼 사람들이 조경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혀졌으면 좋겠습니다.    2013-12-23 오후 5: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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