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갤러리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조경계의 자기기만은 무죄 : 진화론적 관점
2016-04-19
1173
첨부파일


조경계의 ‘자기기만’은 무죄: 진화론적 관점

1.
최근에 국내에서 번역된 앤드류 포터의 ‘진정성 이라는 거짓말’의 서평(조선일보, 2016년 2월 13일자 A16면)에 상당부분 공감한다. 늘 진심이라고 외치는 정치인의 거짓말, 진품이라는 명분을 거는 상품들의 지위 경쟁, 순수했던 과거를 들먹이는 향수어린 퇴행, 그들만의 리그로 전환된 공동체운동, 진짜 나를 찾는다며 펼치는 SNS 노출 경쟁, 전통문화를 외치는 관광 상품, 같은 품질인 데 비싼 가격의 유기농.., 모두 진정성을 빙자한 거짓말임을 주장한다. 소비 자본주의와 타락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진심’을 만병통치약으로 착각하는 ‘순진한 진정성주의자’를 공략하기 위한 이 책은 ‘진정성’이라는 우리시대 또 하나의 허상을 체계적으로 비판한다.

2.
‘진정성’은 ‘자기기만’의 대척점에 있다. 이 세상은 자기기만으로 가득 차있다. 자연계의 생물들은 거의 ‘자기기만’(self-deception)의 도사들이다. 공작처럼 깃털을 새우거나, 코브라 뱀이 목둘레를 크게 부풀리거나 방울뱀이 방울소리를 내거나, 카멜리온이 체색을 바꾸거나, 심지어 덩치 큰 코끼리가 귀를 넓게 펴 벌리는 행위조차 모두 자기 속임수다. 자기기만을 통해 상대보다 크게, 거칠게 화려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반대로 사냥한다. 자기기만이 생존전략임과 동시에 성공적 번식을 위한 자연선택의 밑거름으로 작동한다. 자연은 거짓말쟁이 생물들의 세계다.

3.
속임수꾼 인간의 수는 한 수 더 높다. 아프리카 원주민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얼굴과 몸에 물감을 칠하거나, 새의 깃털 장식을 걸치거나, 동물의 행태를 모방하는 춤을 추거나, 야성의 소리를 내는 행위는 생물들의 원초적 자기기만 행위와 유사하다. 마치 동물처럼 사납게 장식하는 ‘자기기만’을 통해 용기를 얻고 재물과 영토와 노예를 얻기 위한 전의를 불태운다. 완전히 속임수다. 사람이 동물인체 하다니, 생물들의 ‘자기기만’ 수준에서 진화한 형국이다. 사실 이런 종류의 ‘자기기만’의 진화 흔적은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현대인의 화장, 성형, 패션 등의 장식적 행위들이 그들이다. 생물학적 ‘자기기만’과 오십보백보다.

4.
‘자기기만’이야말로 이 세상의 진보를 이끌어 가는 유전자(DNA)임에 당혹스럽다. 로버트 트리버즈는 무의식과 관련하여 인간의 ‘자기기만’ 이론의 진수를 설명한다. 인간의 ‘자기기만’은 생존전략 과 관련하여 그 정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무의식화 방향으로 진화가 이루어졌음을 주장한다. 그는 ‘인간이 세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세계에 대해서만 정확한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면 동물처럼 순진한 소리’라고 주장한다. 틀린 그림을 그려놓고는 그 그림을 정확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도록 ‘자기를 완전히 속이는 자기기만의 능력’, 이른바 ‘자기기만’의 무의식화야말로 인간의 정신 및 사회진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5.
그래서 조경계의 ‘자기기만’은 무죄라고 단언한다. 아파트조경, 식재공사, 시설물공사 등의 진성성을 넘어 ‘조경은 지구기후변화 적응 기반의 환경을 조성하는 최적의 학(學)·업(業)분야’로의 기만. 주거단지 조경 수준의 경관조성이라는 작은 스케일의 현실적 진정성을 넘어 ‘국토·도시 조경’의 대 스케일로의 기만(이 대목에서 조경학회도 앞으로 ‘국토·도시조경학회’로의 명칭 전환이 필요함에 공감한다). 조경을 예술성 기반의 나무심기라는 임업적 수준(?)의 진정성을 넘어 근대화를 통해 훼손된 자연생태의 복원 및 재생분야로서의 확장성 기만. 주어진 빈 공간에 식재하고 시설물을 설치하는 조경의 진정성에서 건축물 자체의 각종 녹화를 넘어 유기체처럼 에너지 생산·소비의 순환을 가능케 하는 ‘바이오텍 건축물’ 조성자로의 기만. 이 모든 조경분야의 미래 전략적 자기기만은 진화론적 무죄다. 로버트 트리버즈가 주장하는 조경 정신진화의 기반이다.

  로그인 하셔야 한줄답변을 쓰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바이오텍경관도시학회를 창립하며..,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 인간의 자연에 대한 태도 관점(1)